명예훼손 사실적시, 해당 판례의 중요성
“입주자대표가 관리비를 부정 사용했다”는 감사 결과를 아파트 입주민들이 현수막에 게시했습니다. 그런데 회장은 이들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결과는? 1심과 2심에서는 유죄였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고 무죄 취지로 환송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주민 갈등이 아니라 “진실한 사실을 말했음에도 왜 명예훼손이 문제가 되는가?”에 대한 법적 기준을 정리한 판례입니다. ‘명예훼손 사실적시’는 형법상 매우 독특한 조항이며, 사실을 말했더라도 조건에 따라 처벌이 가능합니다.
명예훼손 사실적시: 핵심 쟁점 두 가지
이 판례의 쟁점은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 해당 발언이 진실한 사실인지입니다.
- 그 발언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입니다.
이 내용은 형법 제310조에 나오는 ‘처벌하지 않는 예외’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 조항에서는 말한 내용이 사실이고,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명예훼손이라도 형사처벌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단, 이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만 예외로 인정됩니다.
따라서 아무리 사실이라도 사적 감정이나 보복 목적이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반대로 다소 과격한 표현이라도 공공을 위한 목적이라면 형사책임이 면제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 사실적시: 실제 판례 요약과 의미
한 대규모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A씨가 운영비를 불법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일부 주민들이 감사를 실시해 감사보고서를 게시하고, 현수막과 모니터로 이를 공론화했습니다.
하지만 회장은 이를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1·2심은 표현의 수위를 문제 삼아 유죄로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 사실적시 부분은 핵심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일치합니다. 회장의 운영비 유용 내용은 실제로 감사를 통해 확인됐고, 해당 회장은 별도의 횡령 사건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습니다.
- 공공의 이익을 위한 표현이라는 목적이 인정됩니다. 단순한 개인 비방이 아닌, 아파트 1,600세대 이상 입주민의 재산과 투명한 회계 운영이라는 공동 이익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 일부 과장된 표현도 위법성 조각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우롱”, “부끄럽다”, “미쳤구나” 등의 표현은 감정적 표현이지만, 전체 맥락상 입주민으로서의 평가나 비판으로 받아들여졌고, 모욕죄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적용 법령 해설: 처벌 가능성과 면책 가능성은 어디서 갈릴까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합니다. → 여기서 ‘공연히’는 불특정 다수가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을 뜻하고, ‘사실적시’는 구체적인 사실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형법 제310조(위법성 조각): 제 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습니다. → 진실 여부와 공익성이 인정되면 형식상 명예훼손 행위라도 처벌할 수 없게 됩니다.
형법 제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합니다. → 모욕은 구체적 사실이 없이 단지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이며, 감정적이나 주관적 평가에 가까운 표현을 포함합니다.
명예훼손 핵심 용어 정리
- 명예훼손 사실적시 – 말한 내용이 사실일지라도, 그 사실이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판을 해칠 수 있는 경우 형사처벌이 가능한 상태를 말합니다.
- 진실한 사실 – 세부 내용에 약간의 과장이나 감정 표현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핵심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면 진실한 사실로 인정됩니다.
- 공공의 이익 – 국가 전체뿐 아니라 아파트 입주민 전체, 학부모 단체, 직장 내 구성원 등 특정 집단의 공동 이익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집단의 투명성과 질서 유지 목적이 있다면 공익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 위법성 조각 – 행위 자체는 법적으로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정당한 이유가 있어 처벌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형법 제310조가 이에 해당됩니다.
- 경미한 추상적 표현 – “부끄럽다”, “미쳤구나”처럼 다소 무례하거나 감정적인 표현이더라도, 인격을 중대하게 훼손하지 않는 경우에는 모욕죄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전체 맥락에서 판단됩니다.
명예훼손 사실적시 허용 기준: 표현의 수위와 공동체 이익 고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폭로라도 그 목적이 공익을 위한 것이라면 일정 수준까지 표현이 허용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 표현이 다소 강하더라도,
- 표현의 대상이 공적인 직책자이고,
- 발언의 내용이 공동체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그 표현은 사회적 감시 기능으로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아파트 관리, 직장 내 부정, 공공시설 운영 등에서 발생하는 내부 고발이나 비판이 단지 “표현 수위가 높다”는 이유로 무조건 처벌되는 일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명예훼손 관련 자주 묻는 질문 정리 (FAQ)
Q1. 진실을 말했는데도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 수 있나요?
→ 가능합니다. 진실 여부 외에도 ‘공공의 이익’이라는 요건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원한 관계, 사적 감정으로 폭로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2. “부끄럽다”, “미쳤다” 같은 말도 모욕이 되나요?
→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릅니다. 대법원은 경미한 감정 표현이나 비판은 허용될 수 있으며, 심각한 인격 침해로 보기 어려운 표현은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Q3. 과거 사건을 공개적으로 말하면 문제가 되나요?
→ 진실이고 공익 목적이라면 가능합니다. 단, 의도나 표현 방식이 비방 중심이거나 맥락이 왜곡된 경우에는 법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맥락이 중요
진실을 말했더라도 목적이 중요합니다. 공익을 위한 비판과 사적 감정에서 비롯된 비방은 법적으로 완전히 다른 영역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진실을 말하더라도 ‘공공의 이익’이라는 큰 틀 안에서 판단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언가를 공론화할 때에는 다음 세 가지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사실관계는 명확한가?
- 나의 목적은 개인적 감정이 아닌 공동체를 위한 것인가?
- 표현 방식은 객관적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