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 침해 판단 기준, 어디까지가 위법일까? 대법원 판례 분석

왜 특허권 침해 기준을 지금 정확히 알아야 할까요?

기술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특허는 단지 기술을 보호하는 수단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사항입니다. 특히 백신·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특허권 침해 여부가 단순한 법적 분쟁을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 자체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 기준을 제시한 판례로 대법원 2025다202970 판결이 있습니다. 백신 특허를 둘러싼 이 사건은 직접침해·간접침해·부정경쟁행위 여부가 모두 쟁점이 되었고, 특허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직접·간접침해, 연구 목적 사용, 부정경쟁행위, 속지주의 원칙 등 다섯 가지 기준을 통해 특허권 침해 판단의 구체적 한계를 명확히 제시한 사례입니다.

특허권 침해 판단 기준: 폐렴구균 백신 원액을 수출했을 뿐인데 왜 소송 되었을까요?

사건의 핵심은 외국계 제약회사 A사가 자신이 보유한 백신 특허를 근거로, 국내 제약회사 B사가 일부 원액을 생산해 국외로 수출한 행위가 특허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데서 출발합니다.

A사의 주장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B사가 국내에서 원액을 생산했으므로 직접침해에 해당한다.
  • 해당 원액이 특허 제품을 만드는 데만 사용되므로 간접침해이다.
  • 자신이 개발한 성과를 무단으로 활용했으므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반면 B사는 다음과 같은 입장이었습니다.

  • 자신은 최종 백신을 생산하지 않았으며, 일부 원액만 제조했을 뿐이다.
  • 그 원액은 전량 국외로 수출되어 임상시험 등에만 사용되었고 판매나 유통은 없었다.
  • 시험·연구 목적으로 사용한 경우 특허권이 미치지 않는다는 예외가 적용된다.

1심과 2심, 그리고 대법원까지 모든 재판부는 B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침해로 볼 수 없으며, 부정경쟁행위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판결의 요지였습니다.

특허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침해 판단에 적용된 핵심 조항

특허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는 법 조항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아래 네 가지 조항이 핵심 기준이 되었습니다.

🔗 1. 특허법 제97조: 보호 범위는 청구범위로 한정됩니다.

특허는 등록만으로 모든 기술을 보호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특허 문서 중 ‘청구범위’에 적힌 문장들만이 실제 보호받는 범위입니다.

청구범위란, 특허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기술의 핵심 구성요소를 문장으로 정리한 부분을 말합니다. 이 문장 속에 등장하는 요소들이 실제 제품에 모두 포함되어야 ‘침해’가 인정됩니다. 이를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이라고 부릅니다.

🔗 2. 특허법 제127조: 간접침해는 국내 생산이어야 성립합니다.

특허 침해는 꼭 직접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경우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간접침해’란, 특허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핵심 부품이나 물질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조항은 명확히 ‘국내에서 생산’한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해외에서 최종 제품이 완성된다면, 간접침해조차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 3.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 시험·연구 목적의 사용은 예외입니다.

특허 기술이라 하더라도, 그 기술을 시험하거나 연구를 위해 사용했다면 특허권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의약품의 품목허가나 임상시험을 위한 목적은 예외로 인정됩니다. 이 조항은 기술 발전을 위하여 연구 활동을 장려하려는 취지로 도입된 조항입니다. 단, 그 사용이 상업적 유통 목적이 아닌 연구라는 점이 명확히 입증되어야 합니다.

🔗 4.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 ‘성과 등’의 무단사용은 부정경쟁행위입니다.

해당 조항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형성된 결과물을, 공정한 경쟁질서를 해치면서 영업에 사용하는 경우 부정경쟁행위로 봅니다.

그러나 보호받기 위해서는 그 ‘성과’가 공공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하며, 경쟁 관계에 있는 상태에서 부당하게 사용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특허 침해 판단 기준 5가지

이번 판결은 특허 침해와 관련하여 매우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1. 직접침해: 최종 완성 단계가 중요합니다
    B사가 생산한 것은 개별 접합체 원액입니다. 하지만 이 원액들을 일정한 비율, 조건, 순서로 혼합하고 제형화해야 비로소 최종 백신이 됩니다. 대법원은 이 혼합 공정이 단순한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2. 간접침해: 국외 완성 제품은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설령 B사가 생산한 원액이 특허 제품을 만드는 데 쓰였더라도, 최종 백신이 국외에서 완성되었다면 간접침해조차 성립하지 않습니다.
  3. 연구·시험 예외: 시험 목적이 명확하다면 침해가 아닙니다
    B사는 이 원액들을 러시아 제약사에 무상으로 제공했으며, 해당 백신은 전량 임상시험 또는 분석시험용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법원은 연구 목적 사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4. 부정경쟁행위: 보호대상이 되려면 요건이 매우 엄격합니다
    개별 접합체가 공공영역에 해당한다고 보고, 부당한 사용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5. 속지주의 원칙: 국외 행위에 대한 특허권의 한계
    특허권은 등록 국가 내에서만 효력이 있으므로, 국외에서 이루어진 행위는 원칙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특허권 침해 판단 기준 관련 용어

특허 소송이나 기술 분쟁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일반 소비자나 기업 실무자들에게는 낯설 수 있는 주요 용어들을 정리했습니다.

각 용어는 법적 의미에 충실하되, 실무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중심으로 풀어 설명합니다.

  • 청구범위 - 특허 문서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기술적 핵심을 문장으로 표현한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 명시된 구성요소가 실제로 제품에 포함되어야 특허 침해로 판단됩니다.
  • 직접침해 - 특허의 모든 기술 구성요소를 그대로 구현한 경우에 해당하는 침해 유형입니다. 예를 들어, 특허가 지정한 5가지 구성요소를 모두 포함한 제품을 만들었다면 직접침해에 해당합니다.
  • 간접침해 - 특허 제품을 직접 만들지는 않았지만, 이를 만드는 데만 사용되는 부품이나 원료를 제공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도 특허 침해가 인정될 수 있으며, 국내 생산이라는 요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합니다.
  • 속지주의 원칙 - 특허권은 등록된 국가의 영토 안에서만 효력을 가진다는 원칙입니다. 즉, 국내에서 등록된 특허라면 국외에서의 생산이나 사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 구성요소 완비 원칙 - 특허 침해가 성립하려면 청구범위에 명시된 모든 기술 요소가 빠짐없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구성요소 중 일부만 포함되었다면 침해로 보기 어렵습니다.
  • 공공영역 -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의 영역입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기술이나 공개된 정보는 특허 보호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 성과 등 - 기업이 상당한 시간, 비용, 인력을 투입하여 개발한 결과물을 말합니다. 특허가 없더라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부정경쟁방지법 등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 부정경쟁행위 - 타인의 성과를 정당한 권원 없이 사용하거나 모방하여 영업에 이용하는 등 공정한 경쟁질서를 해치는 행위입니다. 특허권이 없더라도 이런 행위는 법적으로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용어들은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실제 소송에서 쟁점이 되는 기준입니다. 따라서 개념을 단단히 이해해두면 실무 대응력도 훨씬 높아집니다.

특허 침해 관련 자주 묻는 질문(FAQ)

Q1. 임상시험용이라도 특허권 침해가 될 수 있나요?
임상시험이나 분석시험 등 연구 목적이라면 특허법 제96조에 따라 예외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 상업적 유통이나 판매를 함께 병행하는 경우에는 예외 적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Q2. 국내에서 일부만 생산했는데도 특허 침해가 되나요?
생산된 제품이 청구범위의 모든 구성요소를 갖추었는지가 핵심입니다. 단지 부품 수준이라면,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간주되어 침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3. 간접침해는 어떤 경우에 성립하나요?
특허제품을 만드는 데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공급한 경우에만 성립합니다. 최종 제품이 국외에서 생산되었다면 원칙적으로 간접침해로 보지 않습니다.

결론: 특허 침해 판단 기준의 실질적 한계와 전략

이번 대법원 판례는 단순한 침해 여부를 넘어서, 특허권이 미치는 실제 범위와 한계, 예외 사유 등을 명확히 정리해 주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러한 판례 기준을 바탕으로 사전에 전략을 세워야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특허권 침해 판단 기준은 단순히 법률적 해석이 아니라, 기업의 전략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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